필리핀에서 살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되짚어보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겠지만 정말 지긋지긋한 우기 시즌을 보내고 나면 한국의 4계절에 감사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활동을 하기 힘들 정도로 올 때도 많다 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계절의 다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같은 조건이지만 계절을 건기와 우기의 단 두 가지로, 게다가 그 우기 시즌도 하나의 계절로 생각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다소 아이러니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장마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처음 우기 시즌을 겪고 나서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와이프와 결혼 전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와이프 집을 방문했었던 것 같습니다. 집에 한국음식도 사다 주고 조카들 용돈도 주고 겸사겸사 놀러 갈 때가 많았었던 것 같습니다. 팜팡가주의 가장 큰 도시인 산페르난도라는 지역의 인근에 미날린이라는 지역에 살고 있는데 산페르난도까지 차로 15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도 멀지도 않고 필리핀 대표 프랜차이즈인 Jolibee도 있고 굉장히 낙후된 시골 도시는 아닙니다. 그런데 우기 시즌만 되면 배수가 안 되는 상황이 잦아서 도로 상황이 안 좋았었습니다.
지역에 틸라피아 양식장(fishpond)이 많습니다. 도로 양옆으로 양식장들이 많은데 우기 시즌에는 양식장의 물의 레벨과 도로의 레벨이 같아집니다. 어디가 양식장인지 어디가 도로인지 모를 정도의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운전할 때는 차가 물에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고 길에서는 Sedan차량이 서있는 것을 쉽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사진상에서 보게 되면 도로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완전 비포장도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로 사정이 한국과 같이 좋은 상황은 아니라 곳곳에 파인 곳 및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앙헬레스나 클락 지역은 도로 사정이 좋지만 일부 지역에서도 저런 유사한 상황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저런 곳을 지나다 보면 갑자기 구덩이가 파진 곳에 그냥 지나가게 되어서 충격이 큽니다.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한 진입로로 가는 입구 도로인데 도로 사정이 저렇습니다. 어디가 중앙선인지 어디가 구덩이가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냥 가다가 피해를 입는 것이죠. 오토바이로 사람들을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돈을 받고 실어주는 서비스도 볼 수가 있습니다. 배수가 되지 않다 보니 여름 내내 저런 상황이 계속되어서 갈 적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만약 올 한 해만 저렇다면 견디겠지만 매년 저런 상황이라면 아마도 저라면 못 살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지금 예전 사진들을 보면 웃음이 나고 저때의 기억이 그냥 추억 정도로 생각되지만 저 당시에는 스트레스가 만만찮았습니다.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을 하게 되다 보니 쉽게 피로해지고 긴장도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목에도 적었지만 비 오는 것과 차량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생각하시겠지만 도로 사정이 저렇다 보니 차량이 문제가 잦았었습니다. 저 당시에 한 번 와이프 집에 갔다 오면 정비소에 한번 갈 일이 생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외국인이 로컬업체에 가게 되면 잘 모른다는 명목 아래 눈속임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 현실이다 보니 주로 직원을 보내어 수리를 진행할 때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가격을 알아보려 여기저기 다니다 같은 증상으로 자주 방문하다 보니 나중에는 저 증상일 때는 저기 이런 식으로 가는 곳마저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부싱 쪽이 문제라고 얘기를 했었어서 안 좋은 도로를 간 것이 원인이었기 때문에 바퀴 쪽에 부품의 교환을 주로 했었습니다.
부싱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면 지식백과에 서스펜션 구성 장치에 장착되는 고무로 된 부품입니다. 기본적으로 편마모 방지, 노면 충격흡수, 핸들링 방향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부위로써 고장 시에 차량 하부 부분의 소음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저도 저런 문제로 인해서 자주 교체를 했었지만 결혼 이후에는 첫째 아이 케어 등의 문제로 가족들이 저희 집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최근에는 저런 문제는 없었어서 최근에 교체한 기억은 없습니다.
저 역시도 저 사진을 보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부품이 저런 상태인 건가요?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차량 선택에 있어서 디자인이나 기능성, 사용 목적 등이 주요 관점이 되는데 필리핀에서는 오로지 튼튼한 차, 고장 잘 안나는 차가 저에게 우선순위가 되지 않았었나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RV 차량을 구입해서 타고 다니다가 나중에는 좀 더 차고가 더 높거나 더 튼튼한 차가 타고 싶어서 Van을 구입해서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와이프 집에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을 찾아보니 맨 처음 타고 다니던 RV 차량의 바퀴 사진도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같은 경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필리핀 자동차 수리에 대해서도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한국과는 또 다른 문화여서 저도 방문 시에 재밌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드리자면 엔진오일 교체 시에 물론 필리핀에서도 엔진오일 전체를 교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소개드립니다. 차량이 대체로 오래된 경우가 많아서 오일 누유 같은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주유소 등에서 엔진오일을 파는데 그 엔진오일을 계속 리필해서 채워 넣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오래된 엔진오일을 다 비우고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채워 넣는 경우인 것입니다. 일본의 첨잔 같은 경우라고 할까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라 소개드려봅니다. 저에게는 저렇게 계속 채우면 나중에 차량에 문제가 안 생기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서 신기하게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202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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