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분들이 필리핀 앙헬레스에 방문을 하시게 되면 본의 아니게 소주를 마실 일이 생깁니다. 필리핀에 온 뒤로 평소에는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편인데 지인분들이 오시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은 마시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빨간 양념이 없는 사골 국물 베이스의 음식을 좋아합니다. 순댓국이나 돼지국밥처럼 맵지 않은 국물 베이스에 취향에 따라서 양념을 추가해서 먹으면 술안주로도 좋고 술 마신 다음날 해장으로도 최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드릴 식당은 요즘 앙헬레스에서 가장 Hot한 식당이 아닐까 생각하는 식당인데 교민분들의 만남의 장이라 생각될 정도로 그 식당에 가면 아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됩니다.
미스진 순대국
1. 위치
미스진 순대국은 오픈한 지 약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규 레스토랑인데 이미 소문이 나서 많은 분들이 방문하는 식당입니다. 코리아타운 뒷 길 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좋지 않은 위치임에도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습니다.
2. 메뉴
미스진 순대국 메뉴는 필리핀 직원들이 주문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글로 말하면 어려워서 못 알아들을 수도 있는데 R1, R2, F1, F2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서 필리핀 직원들도 실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순대의 경우 냉동 순대를 쓰거나 순대가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미스진 순대는 만든 순대임을 알 수 있는 비주얼 및 퀄리티입니다. 또한 직접 끓이는 뼈 육수라고 메뉴에도 적혀 있는데 국물이 진하고 깔끔하고 잡내가 하나도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3. 음식 사진
기본 상차림은 여느 순대국집처럼 단순합니다. 깍두기, 김치, 젓갈, 쌈장, 부추와 고추와 마늘이 전부입니다. 원래 국밥이 맛있으면 다른 반찬이 거의 손이 가지 않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들깨가루와 통후추, 핑크 솔트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가장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순대국밥과 돼지국밥입니다. 순대국밥은 400페소로 한화 약 10000원 정도인데 처음에는 비싸다고 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충분히 400페소의 값어치가 있는 그런 국밥 맛이었습니다. 한국처럼 여러 개인 화구에 바로 뚝배기를 끓여서 주기 때문에 팔팔 끓는 상태의 순대국과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양이 많아서 처음에는 잘못 주문이 들어가서 곱빼기로 들어갔는가 착각했을 정도로 내용물 또한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쫄깃한 식감의 오소리를 좋아하는데 많이 들어가 있고 수육에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먹어보면 충분히 가성비가 뛰어난 퀄리티의 국밥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비싸다는 안티의 의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손님이 정말 많은 식당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미스진순대국 식당의 수육 소사이즈입니다. 친구가 피순대 만드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고 피순대가 너무 먹고 싶었다는데 미스진순대국의 순대가 피순대를 판매하고 있어서 순대의 맛 또한 일반 순대와는 다릅니다. 당면의 맛보다는 배추(?)의 맛이 많이 느껴지고 크기도 일반 순대의 사이즈보다는 굵고 큽니다. 수육도 양이 많아서 다 못 먹고 포장을 해야 할 정도의 사이즈입니다.
모듬순대도 지인분과 주문해서 먹어 보았는데 순대의 양이 많았습니다. 순대 안쪽으로 오소리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육 소 사이즈는 600페소, 모듬 순대는 1000페소인데 수육만으로도 2~3인이 드시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순대의 속이 확실히 일반 순대와는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전주식 피순대라고 되어 있는데 전주식 피순대를 전주가 아닌 필리핀에서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수육을 주문하면 담백한 사골 국물이 무료로 주기 때문에 술안주나 국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때 주문하기에 좋습니다. 고기가 들어간 사골 국물보다 훨씬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기 때문에 아이들 먹일 밥이나 가볍게 안주용으로 먹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국물도 주기에 가성비가 더욱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웨이팅이 생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맛과 서비스, 양 삼박자 다 변치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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